국제갤러리 부산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F1963. 전시 관람 후 건물 옆에 조성된 숲길을 산책했는데 너무 좋아서 사진을 많이 찍어왔다. 이곳에는 여러 번 방문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던 탓에 산책은 처음이었다. 나처럼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맘에 글을 남겨본다. 앞으로 F1963 방문 시 필수코스가 될 것 같은 예감. 산책을 좋아하신다면 놓치지 마세요!
건물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대나무 숲이 보인다.
F1963은 와이어로프를 생산했던 고려제강 공장을 리모델링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Factory의 F와 고려제강 공장 완공연도인 1963년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공장의 원형을 잘 보존한 재생건축으로 한국건축가협회 상도 수상했다. 실제로 뭘 모르는 내가 봐도 아주 아름다운 공간이다. 서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갤러리도 있고, 이곳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입구에 푯말이 있어 다가가 보았다. 죽순 채취 금지 푯말. 죽순이 있다고?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죽순이 한두 개도 아니고 사방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태어나 처음 보는 죽순이라 너무 신기했던 나머지 사진을 어찌나 많이 찍었는지 모른다. (죽순 사진 뭐 하려고 ㅎㅎ)
너무 신기하고 귀여웠다.
대나무를 보호해주세요. 죽순채취금지입니다.
하늘도 올려다보고 옆에 흐르는 물소리에 멍 때려보는 시간. 퇴근 후에 친구랑 만나서 앉아있던 청계천이 생각났다. 맥주 한 캔 씩 사다가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바라보며 그렇게 보내던 저녁 시간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일상을 나누며 힘든 하루를 정리했던,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들.
이곳의 대나무는 맹종죽이라고 한다. 직경 20cm까지 크는 대나무 중 가장 굵은 종이며, 하루 동안 1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찾아보니 대나무는 1,200여 종이나 되고 그중에서 우리나라에는 14종이 있다고 한다. 대나무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놀랍다. 또한 대나무의 품성이 군자가 본받을만하다 하여 우리 민족이 예부터 좋아했다는데, 나도 대나무를 좋아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나무를 보고 있으면 그 품성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이 흔적을 남긴다고 긁어놓은 나무들이 있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키도 크고 울창한 대나무 숲길. 대는 곧고 잎은 여리여리한듯 아름답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귓가에 소리를 내며 잎이 떨어졌다. 떨어지는 댓잎에 가을 같은 기분도 느껴졌다. 숲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떤 음악가의 다큐멘터리 장면이 떠올라 비슷하게 사진도 찍어보았다. 인물 사진도 아주 잘 나오는 도심 속의 숲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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